극장판 기기괴괴 성형수, 나 자신의 조물주가 되다

 

네이버웹툰인 기기괴괴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기기괴괴 성형수 편을 기억할 것이다. 기기괴괴는 정말 기괴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독자들에게 매번 신선한 호러감을 안겨준다. 기기괴괴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연재되고 있는 네이버의 장편 웹툰 중 하나로, 색체가 없는 그림체가 특징이다. 그렇기 때문에 화려하거나 또렷한 그림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별로라고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기기괴괴는 그림체로 본다기 보다는 작가의 독특한 아이디어에서 나오는 스토리를 보는 재미이기 때문에, 특유의 매력에 한 번 빠지게 되면 계속 보게된다. 보다보면 "나도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하고 생각할만한 스토리들도 몇 있다. 기기괴괴 성형수 편 같은 경우도, 내가 나 자신의 조물주가 되어서 얼굴을 직접 만든다면 더 예뻐지고 잘생겨질텐데.. 라는 막연하지만, 어쩌면 흔한 아이디어를 표현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성형수 편이 독자들에게 더 큰 관심을 일으키기도 한다.

 

 

성형외과에 가서 남에게 얼굴을 맡기지 않고, 나 스스로 내 얼굴을 찰흙처럼 원하는대로 만들 수 있다니, 얼마나 솔깃한가. 영화 설명은 대충 이렇다.

 

<"새로운 삶을 원하나요?" 지금부터 성형수 사용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물과 성형수를 4:1의 비율로 섞은 후, 20분간 얼굴을 담가주세요. 앞으로 당신의 근육과 살의 성질이 완전히 변하게 됩니다. 찰흙처럼 말이죠. 이제 당신은 새로 태어나는 겁니다...> - 네이버 영화

 

일상 속 버스나 지하철에서 볼 수 있는 여느 성형광고처럼 적혀있는 걸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성형수가 만연화되어서 모두가 자신의 얼굴을 성형해 버린다면, 예쁘고 잘생긴 얼굴의 희귀성은 사라질 것이다. 손재주가 없다면 애초에 엄두도 못 낼 일이 아닐까. 자칫하다가 망쳐버리면 찰흙만도 못 한 얼굴이 되어버릴 것이다. 정말 끔찍하다. 이를 악용하게 되면 어떻게 될지는 상상하기도 겁이 난다. 얼굴뿐만 아니라 전신에 쓸 수 있는 액체인 만큼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써야한다.

 

 

단지 성형수라는 하나의 소재지만, 사회적으로 봤을 때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문제요소이기도 하다. 기기괴괴 성형수 편을 만화로 봤을 때, 다른 어떤 소재보다 경각심이 들었고 인상깊었다. 양악수술을 하다가 사망에 이르거나, 가슴수술을 한 후에 생긴 심각한 부작용 등, 성형수술에 관한 안좋은 사건들을 많이 들었던 탓에 그런 것 같다. 수많은 부작용과 생명위험이 따르는 수술이지만,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수술인만큼, '생긴대로 살자' 라는 말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모두가 잘 알 것이다. 최고의 성형은 다이어트 라는 말도 있지만, 성형수는 전신에 쓸 수 있는만큼 전국의 수많은 다이어터들도 아주 솔깃할 것이다.

 

 

이렇게 모두에게 끌리는 스토리기에, 극장판 제작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 네이버웹툰 기기괴괴에는, 성형수 편 말고도 재밌는 스토리가 많이 있다. 극장판에서 웹툰 내용대로 나올지, 조금 각색될 지, 아예 새로운 이야기를 사용할지는 모르겠지만, 야심차게 준비한 극장판인만큼 다른 이야기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궁금하다면 네이버웹툰에서 기기괴괴 성형수 편을 먼저 살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다.

 

 

다만 우려되는 한 가지는, 웹툰에서의 공포감을 100%이상으로 끌어낼 수 있는가이다. 만화에서는 시각적인 공포감은 충분히 끌어낼 수 있다. 그리고 당연히 극장판에서는 시청각적인 공포감을 이끌어내야 한다.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 극장판에서 느끼는 가장 큰 이질감은 성우의 목소리와 과한 CG모션, 그리고 음악이다. 가장 최선의 성우를 고르고 고른 것이겠지만 가끔은 과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부족하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봐야 알겠지만, 잘 만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조금은 기대하고 있다.

 

 

기기괴괴 성형수 극장판을 기점으로 하여 우리나라 작가들의 다른 여러 웹툰들도 빛을 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에서 만든 에니메이션이 더 유명하고 많지만, 우리나라 웹툰도 재밌는 작품이 많다. 네이버웹툰의 대장으로 불리는 신의 탑과 갓오하는 에니메이션 제작도 되었으니 앞으로 다른 웹툰들의 영상화 제작과 해외수출이 더 활발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사진 출처는 네이버영화